귀향 막힌 왕피천 연어…치어 확보 '비상'

입력 2015-10-26 19:14  

가뭄으로 수심 크게 낮아져 연안서 못 올라와

강우량 작년의 반도 안돼…올 들어 한 마리만 포획



[ 오경묵 기자 ]
1만6000㎞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곳을 찾아온 연어들이 고향인 왕피천으로 거슬러 올라오지를 못해 치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는 가뭄으로 왕피천의 수심이 크게 낮아져 연어들이 연안에서 더 이상 왕피천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로 돌아온 연어는 하천을 거슬러 올라와 10일 정도 하천에 머물러야 알이 성숙돼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왕피천의 수심이 낮아 연안에서 왕피천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예년엔 사람 가슴높이(1.2m)까지 차올랐던 수심이 지금은 발목 아래 깊이(20㎝)로 낮아졌다.

26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울진군의 8~9월 강우량은 163㎜로 작년 470㎜의 35%, 예년 평균의 41%에 불과하다. 왕피천으로 회귀하는 어미연어를 포획해 치어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직원들은 지난 1일부터 그물을 친 뒤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하고 왕피천 하류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포획한 연어는 지난 19일에 잡은 한 마리뿐이다. 이후 추가로 한 마리도 포획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2091마리를 잡아 250만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박무억 연구개발팀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현장을 지키고 있지만 바닥이 보이는 왕피천을 보면 착잡하다”고 말했다. 센터는 하천의 물을 채울 방법이 없어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굴삭기 등을 동원해 쌓인 모래를 치우고 어도를 확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포획한 어미연어는 길이 67㎝, 체중 2.5㎏이다. 3~4년 전에 방류한 어린 연어가 오호츠크해, 캄차카반도, 베링해, 알래스카를 경유해 1만6000㎞의 긴 여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센터는 지난 11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약 50일간 1500마리를 포획해 수정 후 약 60일간의 부화기간을 거쳐 어린 연어로 사육할 계획이었다.

겨울 동안 사육한 어린 연어는 이듬해 봄인 2~3월에 경북 일원 하천인 울진 왕피천, 영덕 오십천, 포항 형산강에 방류한다. 어린 연어는 1개월 정도 하천에 머물다 바다로 나가 북해도 수역을 거쳐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성장하고, 3~4년 후 어미가 돼 다시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산란 후 일생을 마친다.

도는 1970년부터 인공부화 방류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4726만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연어의 평균 회귀율은 미국은 3~7%, 캐나다는 2~5%, 일본은 1~3%지만 강원 양양은 0.2~0.5%, 울진은 0.1~0.2%로 낮다.

윤성민 자원조성팀장은 “경상북도는 연어의 생물학적 최남단으로 국제적으로 학술적 가치 및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표종으로 가치가 높다”며 “연어들이 여행을 마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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